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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호 회장 "우유의 힘으로 건설 키우겠다"
대선건설  2007-10-15 19:16:34, 조회 : 6,035

신준호 롯데우유 회장이 중국 건설사업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선다.

대선건설과 대선주조 회장이기도 한 신 회장은 서울 양평동 롯데우유 새 사옥 준공식 하루 전인
지난 9일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중국에 2개 건설회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업 역점을 건설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신 회장이 중국에 설립한 회사는 선양의 대선치업유한공사와 중한과기산업단지발전유한공사.
신 회장은 "다롄도 검토했으나 선양이 건설 수요와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회사 설립지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두 회사는 아파트와 오피스빌딩, 아파트형 공장 등을 짓기 위해 용지 매입 등 사전작업 중이며
롯데우유 새 사옥으로 이전한 대선건설이 한국 내 파트너 구실을 한다.

신 회장이 밝힌 중국 내 건설사업의 총 투자 규모는 3억달러. 자본금은 6000만달러 수준이며
나머지는 중국 내 은행 대출과 시공에 참여할 중국 건설회사에서 받을 선수금 등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이르면 내년께 분양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준호 회장은 우유보다는 건설과 더 인연이 깊다. 1982년부터 롯데건설을 맡아 15년을
이끌었다. 신 회장이 자신의 가장 큰 업적으로 "토목공사에서 아파트 등 주택사업으로 방향을 돌려
롯데건설을 키워낸 것"을 꼽을 정도다.

하지만 신 회장이 다시 건설업에 뛰어들기까지는 적지 않은 곡절이 있었다.

96년 형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뜻으로 롯데건설은 물론 롯데그룹 부회장 자리까지 내놓고
롯데햄우유 회장으로 물러났다. 롯데그룹 주변에서는 양평동 공장용지를 둘러싼 형제 간의 갈등이
직접적인 계기였다고 말한다. 마침 그 무렵은 일본에 있던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한국으로 돌아와 경영수업을 시작한 시점과도 일치한다.

사실상 한국 롯데를 움직였던 그가 그룹 내에서도 가장 작은 롯데햄우유 하나만 경영하자니
상심이 적지 않았을 터. 더구나 계열사인 롯데햄우유는 매사 그룹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관계였으니
신 회장으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햄우유 회장으로 11년을 보낸 그는 지난 4월 롯데햄과 우유를 물적분할하는 방식으로 그룹에서
완전 독립했다. 신 회장이 자신을 찾아온 신동빈 부회장에게 직접 독립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롯데우유라는 상호도 내년까지만 사용한다.

신 회장은 "형님이 쓰기 원치 않는 롯데라는 이름을 굳이 고집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관광 등 일부 계열사가 이름을 놓고 갈등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신 회장은 "이제는 정말 마음이 가볍다"는 말로 그간의 불편했던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신 회장은 홀로서기를 준비하기 이전부터 건설업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여기에는 우유사업이 투자나
성장성 면에서 큰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판단도 한몫 한다.

그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영업을 강화해 마켓 셰어를 늘리는 것 외에 신사업이나 인수ㆍ합병(M&A)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우유는 지난해 매출 1800억원으로 현재 업계 5위. 대선주조는 롯데우유보다 외형은 작지만
지난해 부산지역에서 8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매출 1000억원을 올린 알찬 회사인 만큼 지금처럼
경영하되 장차 중국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아직 회사 규모가 작아 그룹으로 재편할 계획은 없다.

달라진 처지와 긴 세월은 신 회장의 경영철학과 마음가짐도 바꾸어 놓았다. 한때는 사업 자체만 봤지만
이제는 직원들을 먼저 살피게 되었다는 것. "예전에는 잘못하면 사람도 자르고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자신이 100% 소유한 롯데우유 주식의 10%를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사옥 역시 "신입사원들이 들어와서 창피하게 여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한다.

새 사업이나 후계 구도도 무리하지 않을 작정이다. 신 회장은 "사업이란 늘리려고 한다고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큰돈을 욕심내기보다 정확한 판단과 안정적인 운영으로 직원들에게 더 큰 보람과
이익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대선주조 부장인 아들과 대선건설 이사인 딸 역시 능력이 안 된다면 회사를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회장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능력 없는 사람이 경영을 맡는다면 모두에게 손해만 된다"
는 게 신 회장의 지론인 듯했다.

◆ He is…

신준호 회장(66)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오늘날의 롯데그룹을 일군 주역이다.
신격호 회장의 막내 동생(10남매 중 9남)으로 형을 도와 1967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만들었다. 74년 롯데제과 대표이사, 78년 롯데그룹 운영본부 본부장 사장, 82년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그룹을 키웠다.

92년 롯데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라 그룹을 총지휘하던 신 회장은 96년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롯데햄우유만 경영하다 2004년 대선주조를 인수했고 2006년 대선건설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신 회장의 경영철학은 의외로 소탈하다.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면서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사람을 쓸 때는 능력에 앞서 인성을 중시해 한번 믿은 사람은 끝까지 믿어준다. 임원만
40년 했기 때문에 실무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큰 결정만 내리는 스타일. 남에게 자랑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묵묵히 맡은 일만 하려는 점은 롯데가의 전통 그대로다.

경남 울주 출신으로 경남고,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마쳤고 부인 한일랑 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매일경제 2007. 10. 14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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