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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특집>건설사 구조조정, 그룹 지원따라 희비갈렸다

  • 작성자

  • 대선건설

  • 날짜

  • 2010-12-31

  • 08: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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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에서 지원한다는 확약서를 첨부하면 B등급으로 분류하겠다.”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가 막바지에 이르던 지난 6월 초,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건설사는 너나할것없이 유성성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금융감독원과 채권단은 그룹계열 건설사에 그룹 차원의 지원을 독려했다.

그룹의 지원 의지는 계열 건설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회사를 살릴수도 죽일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단과 그룹 경영진이 공동으로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그룹 지원을 약속한 건설사에 좋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실제 그룹 지원은 경기침체를 이기는 데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룹 지원 길은 다양했다. 진흥기업은 지난 7월 16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중 모기업인 효성이 1309억원을 참여했다.

두산건설은 지난 9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기계장비 제조업체인 두산메카텍과 합병했다. 이에 대해 백재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메카텍과의 합병 효과는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사업 시너지는 몇년 후에 보겠지만 우선 보유 현금유동성이 증가하는 등의 재무구조 개선은 바로 보여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TX그룹은 STX건설에 여러 수주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힘을 보탰다고 채권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룹 내부시장(캡티브마켓)이 훌륭한 보호막이 된 것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극동건설에는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하며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윤석금 회장이 부천체육센터, 경서동 부지를 인수하면서 극동건설의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A건설은 그룹에서 공사를 발주하고 건설공사 보증서 발급도 지원했다. 매출채권을 유동화할때는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했다.  

D등급 판정을 받은 기업이 대주주 지원으로 정상화된 사례도 있다. 대선건설 신준호 회장은 이 회사가 채권은행에서 빌린 950여억원의 차입금을 넉달만에 전액 상환했다.

반면 그룹의 우산에서 벗어나거나 지원을 받지 못한 곳은 어려움이 컸다. 대한전선 계열 남광토건은 모그룹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들어가면서 그룹으로부터의 수혜를 보지 못했다. 결국 남광토건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한솔건설의 경우 지원을 놓고 채권단과 그룹이 실랑이 끝에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채권단은 그룹 차원의 지급보증 등을 요구했으나 한솔그룹이 이를 거부하면서 워크아웃이 불발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계열사 지원 없이 채권단만 손실은 보는 워크아웃은 곤란하다”면서 워크아웃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건설경제신문/원정호기자 won@